코튼: 판타스틱 나이트 드림즈 현실도피

Halloween. More deadly loli witches.

コットン / Cotton: Fantastic Night Dreams (1993 PCE)

코튼은 매지컬 체이스와 같은 해인 1991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등장, 93년에 PC엔진 CD로 이식되었다. 개발사는 석세스. 마녀가 등장하는 슈팅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만큼 당시에는 서로 비교되기도 했던 모양이지만, 게임플레이의 톤은 제법 다르다.

오프닝 컷씬으로 스토리가 등장하는데, 타이틀 화면에선 멀쩡해 보이지만 컷씬이나 보이스는 아무리 봐도 치비마루코짱처럼 보이는 설탕중독자 마녀 코튼이 사탕을 준다는 꼬임에 넘어가 어쩌다 보니 요정계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를 쓰러트린다는 이야기. 매지컬 체이스의 리플과 함께 키리사메 마리사의 대선배 되겠다. 오프닝과 각 스테이지 사이에 등장하는 컷씬들은 90년대식 유머로 가득하지만 정작 본 게임은 살벌하다. 등장 시기를 생각하면 아슬아슬하게 호러물의 경계에 서 있는 스테이지와 보스들의 그래픽 디자인, 그 한복판에서 깽판을 치는 로리 마녀, 그리고 1스테이지부터 울려퍼지는 파워풀한 락 스타일 BGM까지 어울려 독특한, 그리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작은 II 연사로 샷, II 홀드로 마법공격 사용. I 버튼은 땅으로 폭탄을 떨어트리게 되며, I 홀드로 옵션인 실크들을 날려보내 공격시킬 수 있다. 적을 쓰러트리는 것만으로도 경험치를 얻으며 경험치 게이지가 채워질 때마다 샷이 강화되고, 적을 쓰러트리면서 등장하는 아이템으로 마법공격이나 폭탄을 강화시킬 수 있다. I, II 모두 터보로 맞춘 뒤 손을 떼지 않고 연사하는 게 일단 기본. I 와 II 를 동시에 홀드하면 가진 마법의 타입과 실크의 콤보기가 들어간다.

귀여운 외관과 달리 게임 자체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다. 코튼은 한 대 맞으면 죽고, 리스폰 할 때마다 파워업의 랭크가 완전 리셋은 아니지만 뚝 떨어진다. 거기에 코튼은 전방으로만 샷을 쏠 수 있지만 적들은 전 방향에서 예고없이 돌진해 오는 만큼 미리 알아야 피해서 대처할 수 있고 (화면 가장자리를 피하자) 4스테이지 이후로는 한 번이라도 피탄하면 급감하는 화력으로 장애물이나 적들을 제거할 수 없어져 재차 피탄하며 순식간에 초기장비로 약화되어 실질적으로 진행불능이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쉬워진다. 그나마 천장이나 바닥에 닿는 걸로는 죽지 않는는 게 위안.


빼애액! 욱일기다! 우익이다! 군국주의다! 빼애애애액

물론 여기까지는 레트로 아케이드 슈터들의 전통이나 다름없는 것들이니 문제되지 않는다. 굳이 이 게임 특유의 문제점을 꼽자면 코튼의 스프라이트가 크고 피탄면적이 넓다는 점. STG의 전통인 폭탄에 해당하는 마법공격은 전방으로만 나가는데다 탄막을 지워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쓰기가 까다롭다. 1면 중간보스부터 코튼의 넓은 피탄면적 때문에 회피가 몹시 까다롭고, 마법공격을 타이밍 맞춰 쓰면 일격에 지울 수 있지만 미스를 냈다간 즉사하게 된다. 마법공격을 쓰면 공격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무적상태가 되는 만큼 어느 시점에서 폭탄을 쓸 지를 미리 정해놓는 키메봄(決めボム)을 패턴화에 적절히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옵션으로 등장하는 건 코튼을 사탕발림으로 꼬셔 요정계를 구하게 만드는 요정 실크. 스테이지 클리어 화면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팬서비스를 담당하기도 하는 이 옵션은 직접 조작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코튼 주변을 배회하며 전방으로 샷을 쏘거나, 코튼의 주변에 접근하는 적들을 지워주는 배리어 역할을 하며, 스테이지 도중에 구출하는 것으로 수를 늘릴 수 있다. 스테이지 도중에 기괴한 항아리같은 것들이 있는데, 공격하면 눈을 뜨면서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가 파워업이나 실크를 들고 되돌아오는 걸 다시 쏴서 맞추면 되는데, 화면 밖으로 사라지기 전에 파괴해버리면 실크를 회수할 수 없다. 피탄면적과 함께 가장 환장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인데, 이걸 파괴하지 않고 화면 밖으로 보내기 위해 샷을 멈추거나 사선에 들어오지 않도록 이동하다가 죽기 쉽기 때문이다.

실크가 2명 이상일 때 피탄하면 잔기 대신 실크 하나를 희생하고 잔기를 보존할 수 있는데, 실크가 줄어들면 그만큼 배리어가 약해지기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코튼이 아니라 실크의 잔기가 더 중요해지게 된다. 4면보스의 스핑크스 최종패턴은 탄속은 느리지만 화면 밖으로 사라지지도 않으면서 코튼을 향해 계속 호밍하는 탄을 계속해서 내뱉는데, 실크가 3~4기 이상 남아있다면 실크가 이 탄막을 어느 정도 지워주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실크가 그만큼 남아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크를 소비해 잔기를 보존해도 샷과 폭탄의 위력이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 상기했듯 게임 후반으로 가면 샷과 폭탄의 파워업을 유지하지 않으면 리스폰 하자마자 계속 죽어나가는 꼴이 되는 만큼 적어도 실크가 소비될 때는 파워업을 유지시켜 주었다면 한결 나았을 지도 모르겠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까다롭게 느끼는 보스인데, 오히려 그 다음인 5면보스는 안전지대를 간단히 발견할 수 있다. 뭥미?

6면의 통상보스를 클리어하고 나면 라스보스가 출현하고, 이까지 격파하고 나면 엔딩을 볼 수 있다. 엔딩을 보고 나면 스테이지 7에 진입하며 2주차가 시작되는데, 마계촌 공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1주차 이후에 엔딩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건 양심적이다. 2주차 클리어의 보상은 스탭롤이라고 하니 정말로 코튼이 좋다면.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귀축이란 이야기는 아니니 너무 걱정하진 말자. 아니, 6면은 귀축 맞긴 한데 최종스테이지가 귀축인 건 당연한 거지. 위에서 열거한 것들도 불만이라기보다는 공략시 주의점에 가깝고, 이 글을 쓰면서 매지컬 체이스와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다 보니 코튼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진 것 뿐이겠지. 시기를 생각하면 매지컬 체이스가 이상할 정도로 친절한 거니까. 적의 스폰 타이밍과 위치를 기억하고, 나오자마자 속공으로 날려버리는 패턴화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파워를 보존하면서 점점 쉬워지게 된다. 피탄할 때마다 파워가 줄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로가 되는 건 아닌 만큼 침착하게 하다 보면 재기가 가능하다.

코튼이 파워를 얻는 방식은 화면 하단의 EXP 게이지를 채울 때마다 한 단계씩 무기가 강화되는데, 이 EXP는 적을 쓰러트릴 때마다 나오는 크리스탈을 얻거나, 아니면 단순히 적을 공격만 하는 것만으로도 채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보스전에서 피탄당해 파워가 떨어졌더라도 같은 보스전 내에서 공격하다가 EXP가 쌓여 파워가 올라가기도 한다. 이 크리스탈들은 트윈비 스타일로 쏠 때마다 색깔이 달라지는데, 빨강이나 파랑일 때 먹으면 마법공격이 늘고, 오렌지색일 때는 EXP가 대폭 늘어난다. 그냥 노란색일 때는 점수가 가장 많이 주어지지만, 하다 보면 정신사나워서 그런 걸 가릴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 시스템이 재미있는게, 이 EXP를 채우고 파워업을 얻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적들과 싸워 제거할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게 강화되기 시작하면 더 많은 적들을 더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에 들어가게 되지만 반대로 괜히 욕심을 부려서 안 싸워도 될 적들까지 제거하려 하다가 죽게 되기도 한다. 내 사망원인의 90%는 이 때문인데, 이게 참 훌륭한 디자인이다. 난이도가 쉬운 게임이 아니지만, 죽더라도 내가 욕심을 부려서 죽었다는 생각이 들지 게임이 너무 어렵거나 불공평하다는 불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이도가 높으면서 짜증나는 게임이 아니라, 내가 뻘짓을 한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되니 계속 도전할 의욕이 드는 것이다. BGM도 1스테이지 시작부터 풀파워 클라이맥스인 덕분에 의욕을 유지시켜 주고, 덕분에 이 할로윈 위크 게임들 중에 가장 많이 했던 게 결과적으로 이놈이었을 정도.

게임 시작하면 타이틀 스크린에서 셀렉트 버튼을 눌러 옵션메뉴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서는 잔기를 1크레딧당 최대 5까지 늘릴 수 있고, 스토리 컷씬의 언어를 변경할 수 있다. 이 옵션 화면의 EXIT에 커서를 옮긴 채 ↓ II II ← I → 셀렉트 커맨드를 입력하는 우라와자로 1~4스테이지까지 시작지점을 선택할 수 있다.

次回:
Time for the main event.

핑백

  • Ура! : 데스스마일즈 2016-12-16 03:57:30 #

    ... 메 마리사와도 비교된 모양이다. 음- 사큐라만 놓고 보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게임 전체적으로 보면 게임성 자체가 판이하게 다른 동방프로젝트보다는 코튼: 판타스틱 나이트 드림즈에 대한 오마쥬로 보이는 요소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들. 그 외에도 늪지나 화산 스테이지에서 두 게임이 분위기가 닮은 곳 ... more

덧글

  • 소시민 제이 2016/10/30 08:57 # 답글

    코른 신의 리즈시절?!

    어쩌다가 워프스톰에 휘말리셔서 지금의 모습이....

    믿으면 젠취.
  • Катюша 2016/10/30 19:19 #

    사탕을 못 먹어서 비뚤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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