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돈파치 대부활 현실도피


怒首領蜂 大復活 / DoDonPachi Resurrection (2008 Arcade, 2016 PC)

도돈파치, 혹은 노수령봉 대부활. 지난 10월 14일 스팀으로 발매. 케이브 슈팅으로는 세 번째 스팀 발매로, 유통은 데지카. 그동안 그리 슈팅과 친한 편이 아니지만, 무심코 클릭한 스팀 페이지의 트레일러를 보고 이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그 화면에 홀렸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하 스크린샷에는 일본어로 세팅되어 있지만 옵션에서 영어와 일본어 중 선택 가능.

슈팅게임으로서 메카메카하고 육중한 적들을 뻥뻥 날려버리는 경파함이 매력으로, 적도 강하지만 플레이어의 자기(自機) 역시 그만큼 강력하다. 아니, 그만큼 강력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 대부활의 특징 중 하나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파워업을 얻고 강력해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풀파워 상태로 시작, 피탄을 당하든 게임오버되어 컨티뉴를 하든 파워다운이 없이 언제나 최대화력 상태가 유지되고, 적들만이 아니라 자기도 화면을 탄으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보통 자기보다 압도적으로 강력한 다수의 적을 상대로 카미카제 돌격하는 기분을 들게 하는 보통의 STG와 달리 이 게임에서는 힘과 힘이 부딪히는, 말 그대로 '돈파치'를 벌이는 경쾌함을 느끼게 해 준다. 다른 게임들에서라면 풀파워 상태에서나 한정적으로 느낄 수 있을 만한 자기의 강력함을 항상 느낄 수 있는, 말초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작품. 

탄막슈팅은 매니악한 느낌이 있지만, 이 게임은 초심자들에게도 친절한 것이 대부분의 게임 모드에서 오토봄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다. 대부분 STG에서는 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피탄하면 그대로 잔기수가 감소하고 봄의 스톡이 초기치로 리셋되지만, 대부활에서는 봄 1개를 자동으로 소비하며 잔기가 보존된다. 거기에 잔기가 하나 감소할 때마다 봄 스톡의 최대치가 증가해 최대 6개까지 소지 가능해지는 만큼 몇 번 정도 미스를 낸다거나, 난관구간을 봄 러시로 돌파하는 식의 플레이로 진행해도 클리어에 큰 지장이 없다. 2주차를 노리지 않는 한 컨티뉴 역시 무한이기 때문에 슈팅게임에 약한 초보자라고 해도 충분히 도전할 만 하다. 오토봄이나 상시 풀파워 상태나 대부활이 처음은 아니겠지만, 대담한 디자인 결정임은 분명하다.

추가로 노비스 모드의 존재는 단순히 초보자에 대한 배려 이상의 밸런스가 맞춰져 있다. 노비스 모드로 플레이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업적을 얻을 수 있고, 루트분기나 2주차 진입 및 히든보스 히바치 출현 조건등이 노멀과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꼭 초보자가 아니라도 진심으로 히바치를 쓰러트리고 싶다면 노비스 모드로 도전할 수 있다. 덕분에 탄막슈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들에게는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원코인 클리어를 해내는 달성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으면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뉴타입이 되지 못한 중력에 영혼을 빼앗긴 지구인들에게도 우라 2주차를 넘어 전설적인 히든보스 히바치와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이지모드로 플레이하면 도중에 끊어버리거나, 끝까지 플레이해도 제대로 된 엔딩을 보여주지 않는 게임도 많다는 걸 생각하면 호평할 부분이다. 아니, 돈을 주고 게임을 샀는데 끝까지 보여 주기는 해야지.


원코인 클리어 직전에 찾아드는 절망

다만 이 게임은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더럽게 불친절한 게임이다. 단적으로 말해 8개의 게임 모드가 제공되는데 거기에 대한 설명은 게임 내에 없는 건 물론이고 케이브의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도 한 줄짜리 설명들이 전부다. 루트 분기에 대한 조건 같은 것도 마찬가지. 아케이드 코인옵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가정용으로 팔아먹을 거라면 적어도 각 모드에 대한 설명 정도는 똑바로 게임 내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아래에 기본 시스템, 루트와 2회차 조건 및 각 게임 모드들에 대한 설명을 부분적으로는 직접 확인하면서, 하지만 대부분은 여기저기 검색질을 하면서 정리해 보았는데, 스코어링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생략한다. 애초에 내가 스코어링까지 도전할 만한 하이레벨 플레이어가 아닌데 괜히 알지도 못하는 걸 구글링으로 복붙해서 때우는 것도 좀 아니잖아? 그런 만큼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 바랍니다.

일단 루트에 대한 조건들부터 정리하자면, 노멀/노비스 모드를 기준으로 1주차와 2주차의 구분이 있고, 각각 오모테(겉) 루트와 우라(속) 루트가 존재한다. 우라에 들어가면 중간보스가 달라지고, 스테이지 후반부가 약간 달라진다. 이 우라의 중간보스들은 도돈파치 원작의 스테이지 보스들이라고.

일단 1주차 우라. 게임을 시작하고 1스테이지에서 거대 전차들이 원형 사일로를 파괴하는 것을 저지하면 된다. 전차와 사일로는 3개씩 등장하며, 전차를 먼저 파괴하든 사일로를 먼저 파괴하든 상관은 없다. 동시에 3번째 전차나 파괴되는 순간 하이퍼 게이지가 최대치 상태라면 이후 중간보스가 등장할 타이밍에 워프 이펙트가 발생하며 중간보스가 변경되고, 이 시점부터 우라 루트로 들어간다. 전차는 맷집이 좀 있으니 사일로를 때리는 게 더 편한데, 패턴을 구축할때까지 몇 번 정도 시도해야 할 지는 몰라도 1주차 우라 진입 자체가 크게 어렵지는 않다. 중간보스와 상대할 때 미스를 내거나, 제시간 내에 쓰러트리지 못해 도망치면 오모테 루트로 돌아오게 된다.


조건을 맞춘 상태에서 1주차를 클리어하면 2주차를 들어갈 것인지 묻는다. 스샷은 노비스 모드에서

이하는 기본적으로 노멀/노비스 모드 기준. 다른 모드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주차 오모테에 진입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컨티뉴하지 않는다
- 벌 아이템 35개 회수 OR 폭탄 2회 이하 사용 OR 미스 1회 이하

오모테 2주차를 클리어하면 타이사바치(골든 디재스터)가 히든보스로 등장한다. 2주차 우라는 조건이 더 까다로운데,
- 미스 1회 이하 AND
- 폭탄 2회 이하 AND
- 벌 아이템 45개 전부 회수

전부 AND라는 데 주목. 거의 노미스 노봄에 가까운 플레이가 강제되는 셈이다. 벌 아이템은 1주차부터 우라로 들어가면 전 스테이지 합쳐 딱 45개 나오기 때문에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 여기에 성공해야 히바치를 상대할 수 있고, 다행히도 우라 2주차에 일단 진입하고 나면 컨티뉴를 해도 상관없다.

통상모드에서는 벌 아이템이 있는 위치를 전부 기억했다가 그 지점에 레이저를 쏴야 아이템이 출현하지만, 노비스 모드에서는 항상 드러나 있는 상태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도전해 볼 만한 수준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우라 2주차를 노리고 노비스로 시작했다가 벌 아이템을 하나 놓치거나, 뻘미스를 내거나 하면 그대로 틀어지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할 모티베이션이 팍 식어버리는 것도 사실. 단지 우라 루트와 히든보스의 내용을 보기만 원한다면 1.5가 아니라 1.51을 플레이하는 것도 방법이다. 각 모드 설명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1.51은 우라 루트로 고정, 히바치도 항상 출현하기 때문이다.


やったぜ。

디폴트 세팅 노멀 1.5 첫 원코인 클리어. 7번 파일은 옵션에서 잔기수 늘리고 시작한 데이터니 노 카운트.

1.5 노멀 / 1.5 노비스

XBox 360판에서는 XBox 모드라 불렸던 것. 해당 이식판을 기준으로 한 공략을 볼 경우 참조. A, B, C 타입 중의 기체를 선택할 수 있고, A가 파워형, C가 확산형이라면 B가 밸런스형이다. 이후 봄, 파워, 스트롱의 3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일단 초보자라면 다른 생각 없이 B스트롱을 고르면 무난. 화면 좌하단의 봄 스톡에 따라 봄을 사용할 수 있고, 좌상단의 하이퍼 게이지가 채워지면 하이퍼를 사용할 수 있다. 스트롱을 고르면 적의 공격이 더 거세진다고도 하는데, 적어도 이 모드에서는 피부로 크게 느껴질 정도가 아닌데다 스트롱 스타일의 기본화력도 더 높아 보스급 적들의 마지막 패턴이 채 전개되기도 전에 끝장낼 수도 있어 실제로는 스트롱이 가장 쉽다.

버튼설정은 자유롭긴 하지만 일단 XBox 360 패드 디폴트 설정은 A 연타로 샷, A 홀드로 레이저/슬로우, B로 봄, X로 하이퍼. A 홀드 상태에서는 이동속도가 느려져 조밀한 탄막을 회피할 때 유용할 뿐더러, 이 상태에서는 화면상의 적 레이저를 튕겨내 데미지를 입지 않게 된다.

하이퍼를 발동시키면 지속시간동안 위력이 증가하고, 하이퍼 지속중에는 샷으로 탄소거가 가능하다. 이 하이퍼 상태에서의 탄소거로 콤보를 불려나가는 게 대부활 스코어링의 기본이 되는데, 초보자들이라도 최소한도로 염두해 둘 필요는 있는 게 이 게임은 10억점에서 최초 익스텐드(1UP)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2번째 익스텐드는 요구점수는 그 10배인 100억인 만큼 본격적인 스코어링을 요구하지만, 10억점 익스텐드까지는 초보라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범위다. 이 하이퍼는 초보자들에게는 탄소거를 통해 난관을 넘길 수 있게 하는 도구이고, 숙련자들에게는 스코어링의 도구인 셈. 다만 하이퍼 상태에서도 레이저는 홀드로 레이저를 쏴야 튕겨낼 수 있으니 구간에 따라서는 까다로운 전략을 요구할 수 있다.

노비스는 노멀 1.5와 같은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더 쉽게 만들어진 버전. 적들의 탄막이 더 얕아지는 건 물론이고, 봄을 획득할 때마다 보유 한도치 최대로 채워지기 때문에 이 게임을 처음 접하면서 어어어 하다가 계속 얻어맞는 초보자들도 제법 오래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다. 2스테이지 이후로는 보스 등장 직전에 봄스톡을 채워주니 일단 거기까지 살아가는 걸 목표로 하자. 적의 등장위치나 탄막의 기본모양은 동일하기 때문에 바로 노멀로 뛰어들 자신이 없다면 여기서 스테이지의 기본 구조를 익히는 것도 방법. 특히 보너스 아이템인 벌 아이템이 노멀모드와 달리 항상 필드에 드러나 있기 때문에 2주차를 노리고 이걸 수집하고 싶다면 노비스 모드에서 그 위치를 쉽게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노비스 모드의 존재와 별개로 각 모드별로 설정을 건드려 잔기수를 기본 3개에서 5개까지 늘리고 시작하거나, 랭크를 다운시켜 이지모드로 만들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스팀 업적은 달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비스 모드로도 대부분의 업적은 해금되고, 특히 ]-[|/34<#! 같은 업적은 당신이 지구인이라면 노비스에서 도전하는 게 그나마 발암이 덜할 것이다. 

노멀 1.51. 초견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적의 등장에 당황중.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노멀 1.51

본래는 케이브 마츠리의 시연용 어레인지판이라고. 기체의 선택 화면은 동일하다. 하지만 스트롱을 택할 경우 컨트롤이 달라지는데, 1.5에서 하이퍼를 발동시키던 X버튼이 반응하지 않고 B버튼이 봄과 하이퍼를 겸용하게 된다. 노멀 1.5를 플레이하다가 1.51로 들어가면 처음에 약간 당혹스러울 수 있는 부분인데,

- 봄이 있고, 하이퍼 게이지가 가득찬 상태에서 B로 하이퍼
- 봄이 없고, 하이퍼 게이지가 가득찬 상태에서 B로 하이퍼
- 봄이 있고, 하이퍼 게이지가 가득차 있지 않은 상태라면 B로 봄.

그리고 하이퍼의 충전속도가 빨라지고, 하이퍼 회전율이 올라간 덕분에 콤보는 빠르게 올라가지만, 5면의 비트지대같은 난관을 봄으로 넘기는 습관을 들인 (나같은) 초보자들은 원할 때 봄이 나가지 않아 순간 당황할 수도 있겠다. 

정말 큰 차이는 강제 우라 루트 진입. 일부러 1스테이지의 우라 루트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아도 강제로 우라 루트로 이행하게 되며, 이후로도 계속 이 루트로 진행하게 된다. 노멀 1.5에서라면 우라 루트에 들어가도 등장하는 중간보스를 잡지 못하거나 하면 오모테 루트로 되돌아오게 되는데, 2스테이지에서 일부러 중간보스를 도망치게 놔 두어 보았지만 3스테이지에서 다시 우라 루트의 중간보스가 등장한 걸 보면 강제인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의 컨티뉴 유무와 관계 없이 6면 클리어와 함께 이 시리즈의 진보스라는 히바치를 볼 수 있다. 이 엑스트라 스테이지에서도 컨티뉴는 무한으로 가능하지만, 컨티뉴가 무한으로 가능한 것과 히바치가 쓰러지는가는 전혀 별도의 문제기 때문에 굿럭. 노비스 모드도 그렇지만, 초보자들로 하여금 그 악명높은 놈과 최소한 대면이라도 시켜준다는 점에선 호평할 부분. 당신이 평범한 인간이라도 한번쯤은 만나보기를 권한다. 전용 BGM도 훌륭하게 약빤 느낌으로 괴랄하고, 최후의 패턴을 보면 허탈함에 웃음이 나올 것이다. 


어레인지 A. 자기 뒤에 하이퍼 아이템들이 옵션처럼 따라온다.

어레인지 A(ver L)

전작인 도돈파치 대왕생의 시스템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드라고. 스테이지 클리어 스크린에서도 DAI-OU-JOU라는 문구를 볼 수 있으며, 기체를 선택할 수 없이 디폴트로 A타입 파워 스타일로 고정된다. 대신 옵션의 수는 기본 A파워보다 늘어나 전체적인 화력은 증가. 그동안 B타입만 써오던 유저라면 A타입이 약간 기체의 움직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재적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

파워 스타일 고정인 만큼 보통 봄에 쓰이는 B버튼으로 노멀과 부스트 모드 사이를 오갈 수 있으며, 의도적으로 봄을 쓸 수는 없다. 대신 스테이지 도중에 하이퍼를 아이템으로 획득할 수 있는데, 게이지가 채워지면 등장하는 듯? 노멀 1.5를 플레이하다 이 모드로 들어오면 처음에는 골때린다 싶을 것이, 노멀 상태에서는 하이퍼를 사용하면 콤보가 미친듯이 올라가지만 탄소거가 되지 않고, 부스트 사태에서는 하이퍼로 탄소거를 할 수 있지만 대신 콤보가 줄어든다. 하이퍼 상태에서는 적의 탄막이 거세지는 걸 생각하면 이 시스템은 스코어러가 아닌 사람도 스코어와 콤보수가 늘어나는 걸 보며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그동안 하이퍼나 봄으로 탄소거를 해 가며 어찌어찌 넘기던 초심자들로 하여금 이 악물고 제대로 회피할 걸 강요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상기한 오토봄도, 시작과 동시에 봄스톡 제로, 스테이지 도중에 획득해야 최대 1개인 덕분에 난이도는 상당히 높고, 나로서는 옵션에서 잔기를 최대로 만들고 시작해도 3스테이지 보스 파페를 못 넘기거나, 넘기더라도 4스테이지 초중반에 죽거나. 그나마 케이브의 인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5스테이지의 난관 비트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정도.

보통 노멀 모드에서는 스트롱 스타일, 블랙 레이블에서 스트롱을 피한다면 봄 스타일이 무난하다고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모드에서는 파워 스타일을 강제하면서도 추가 시스템과 기체 강화로 인해 까다롭긴 하지만 플레이할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난이도와 별개로 플레이하기 즐거운 모드라고 생각한다. 꼭 깰 수 있어야 즐거운 게임인 건 아니잖아? (자포자기) 무엇보다 하이퍼 아이템을 얻을 때마다 그라디우스처럼 기체 뒤를 따라오는 게 귀엽다.


어레인지 B. 스테이지별로 도전하는 스코어 어택 모드.

어레인지 B(ver B)

아마도 가장 특이한 모드. 게임을 시작하면 메뉴화면에서 기체와 스테이지를 선택하고, 해당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게임이 끝난다. 적을 쓰러트릴 때마다 육각형의 득점 아이템이 떨어지는데, 이를 모으다 보면 점점 랭크가 올라가며 게임의 난이도가 올라가게 되고, 내가 덜떨어진 짓을 하면 랭크가 떨어져 쉬워진다. 메인 화면에 각 스테이지별 하이스코어가 기록되는 스코어 어택 모드로, 계속 도전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게 된다. 잘 하면 잘 할수록 점점 적의 탄막이 거세지는 게임성 때문에 일각에서는 탄막 육성 시뮬레이션이라고도 하는 것 같은데, 참 적절하다.

이 육각형 득점 아이템들을 얼마나 잘 회수할 것인가를 고려하다 보면 아예 이 모드를 위해 패턴을 새로 생각해야 할 정도로, 게임으로서의 깊이도 충분하다. 나는 스코어를 위해서 육각형을 모으고 싶은데, 그러다 보면 랭크가 올라가며 예기치 못한 끔살을 당하게 되고, 거기서 끔살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계속 새롭게 처음부터 동선을 짜게 되는 것. 다만 딱히 클리어의 개념이 있는 게 아니라 그저 하이스코어만 노리고 달리는 모드다 보니 야리코미용 보너스 모드 정도라는 느낌이고, 계속하고 싶냐면.. 별로. 트레이닝 모드에서 연습하다 질렸을 때 가끔 들어가는 정도로는 좋다.


블랙 레이블 노비스, 스테이지 4 보스전 도중

블랙 레이블 / 블랙 레이블 노비스

난이도가 상승한 어레인지 버전. 기체와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 까지는 동일하고, 추가로 오토봄의 사용이 옵션화되어 켜거나 끌 수 있다. 오토봄을 끄면 하이퍼 게이지가 없어도 봄을 소비해 하이퍼를 쓸 수 있지만, 오토봄을 끄는 난이도 상승 패널티가... 그리고 어떤 스타일을 택하는가에 따라 난이도가 크게 달라지는데, 그렇잖아도 노멀에 비하면 난이도가 올라가는데 스트롱 스타일을 고르면 정말 지옥을 보게 된다. 게임 내에서도 선택하려 하면 상급자용이라고 경고를 주고 말이지. 음악이 싹 바뀌면서 살짝 약을 빤 듯한 테크노 스타일로 변하는데, 난 이 버전의 음악이 마음에 들어 1.5 게임도 전부 블랙 레이블 음악으로 설정을 변경했을 정도. 게임 메인화면 옵션에서 고를 수 있다.

블랙 레이블 노비스는 마찬가지로 봄 스타일을 고른다면 정말 노비스란 이름에 걸맞는 난이도가 되어 주지만, 스트롱 스타일을 고른다면 1.5 노멀 1주차 정도는 훌쩍 뛰어넘는 난이도를 보여준다. 노멀판을 어느 정도 플레이하고, 살짝 난이도를 올려보고 싶다면 이 정도에서 도전하는 것도 좋겠다. 2주차가 없이 바로 EX에 들어가는데, EX에서 히바치의 출현조건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할 수 있는 건 아닐 것 같으니 패스. 그 뒤에 자츠자라는 신 히든보스가 추가되었다고도 하는데, 내 인생에 볼 일이 있을까. 노비스에서 B봄으로 1주차 정도는 1CC에 성공했지만 통상 블랙 레이블에서는 그나마도 자신이 없다. 굳이 봄 스타일을 택한 건 긴급 위기탈출에 봄 스타일이 가장 편하니까.

주요 시스템 체인지로 오토샷(RT)와 레이저(A 홀드)를 동시에 하면 메인 기체는 레이저, 옵션은 계속해서 샷을 날리게 되는데 이 상태로 하다 보면 화면 우상단의 게이지가 차오르는 걸 볼 수 있다. 이 '열로' 게이지가 가득 차게 되면 일반 레이저 상태보다 느려지는 대신 하이퍼 게이지가 빠르게 차오르고, 히트수가 빠르게 올라가는 대신 랭크가 올라가 적의 공격이 더 거세진다. 이걸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스코어링의 레벨이 달라지겠지만, 단지 1주차 클리어를 노리는 정도라면 굳이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열로가 최대가 된 상태에서 보스와 대면하면 그야 말로 돈파치가 된다.



일명 케츠이파치라 불리는 그것

블랙 레이블 어레인지

케이브의 다른 게임인 케츠이의 기체와 시스템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블랙 레이블 모드. 조작성은 노멀의 스트롱 스타일과 같지만 하이퍼 게이지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봄 스톡으로 겸용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화면 좌하단의 스톡이 B와 H 사이에서 계속 왔다갔다 하는데, 스톡 3개에서 X를 눌러 하이퍼를 발동시키든, B를 눌러 봄을 쓰든 자유로 사용과 함께 스톡 하나를 소비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하이퍼 게이지의 충전을 기다리거나 할 것 없이 스톡만 남아있다면 하이퍼를 연속으로 쓴다거나 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조작성은 스트롱과 비슷하면서도 통상 블랙 레이블의 스트롱 버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훨씬 쉽기 때문에 해볼 만한 버전이다. 물론 내 손에서는 3스테이지의 파페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되지만. 통상 블랙 레이블과 비교하면 스트롱으로 하는 것 보다는 쉽고, 봄으로 하는 것보다는 어려운 정도인데 대부활의 아이템만이 아니라 아마도 케츠이에 등장하는 점수 아이템들도 우르르 등장하기 때문에 시스템 사양에 따라서는 처리지연이 더 잦게 발생할 수도 있다.


자력으로 간 게 아니라 트레이닝 모드입니다. 역시 이 짤 하나는 있어야 겠다 싶어서.

처음에 트레일러 보고 끌려서 본능적으로 사면서도 슈팅게임에 이 정도 정가는 좀 쎄다고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 대신 플레이 모드가 그만큼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한 모드를 충분히 플레이하면 다른 어레인지 모드도 적응이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자잘한 시스템적 변화로 새롭게 공략하는 맛이 있어 가격에 상응하는 볼륨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블랙 레이블은 DLC로 돌려도 좋지 않았을까. XBox 360 이식판에서는 블랙 레이블이 DLC였다고 알고 있는데 말야.

상기했듯 초보자들에게도 충분히 권할 만한 낮은 진입장벽과 닥치는 대로 뻥뻥 터트리는 말초적인 스트레스 해소용 캐쥬얼 게임으로 최적이다. 개인적으로는 3스테이지의 메카메카한 분위기와 거대한 적들을 터트리는 상쾌감이 가장 즐겁다. 물론 좀 익숙해졌다 싶으면 원코인 클리어나 보다 높은 난이도의 어레인지 모드들이 준비되어 있어 숙련자들에게도 불만이 없을 구성. 스코어링의 세계까지 들어가면 그건 인외들의 영역이고. 이 리뷰 자체는 노멀 디폴트 세팅에서 1CC를 달성하고 일단락을 짓는 시점에서 쓰여졌는데, 일부 모드들의 설명이 너무 피상적이라 작정하고 공략하면서 좀 더 자세한 분석글을 써 보려 할 지도 모르지만, 한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전부 한 번에 하려다가는 정말 플레이 타임이 한도 끝도 없어질 것 같으니 일단 이쯤에서.

노멀 1주차 1CC까지 걸린 시간은 스팀 클라이언트 집계로 34시간. 노비스 모드에서 5, 6번씩 컨티뉴하며 우왕좌왕하던 찌질이 치고는 근성 좀 보인 셈인가. 그런데 근성으로 한다는 것도, 근성을 보이게 할 만큼 게임 자체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근성을 보이는 거지.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STG가 종종 보인다면 전부 이 게임 탓이다. 이미 데스스마일즈 질렀다.

핑백

  • Ура! : 데스스마일즈 2016-12-16 03:57:30 #

    ... 선두에 내세울 필요가 있냐고 생각했다고. 실제로도 해외리뷰를 보면 "...한 걸 무시하고 보면 잘 만든 게임"이라는 식의 서술이 많다. 플레이 버전은 스팀판. 도돈파치 대부활도 그렇고, 후속작이 이미 가동중이고 콘솔이식도 완료된 상태인데 굳이 전작들 먼저 스팀에 올렸다는 건 앞으로 최대왕생이나 데스스마일즈 2도 기대할 수 있지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